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under willow
서른 번째 이야기.
무뎌진 칼날은 새로이 갈아내면 되고 바래진 동경은 말갛게 닦아내면 된다. 사그라든 불길 아랜 한줄기 회색 연기뿐이니. 그 아지랑이의 번뜩임을, 찰나의 몸부림을 꼭 쥐어라. 흉터뿐인 손바닥과 그리고 그 뜨거움을 함께하자. 불씨
소박한 한 편
2020. 6. 5. 00:22
스물 아홉 번째 이야기.
사람을 논하지 않으려 했다. 수많은 사람이 있기에 마음에 드는 하나를 고르면, 그러면 되는 줄 알았다. 그럼에도, 그렇게 되지 않기에 숨결을 담아 그 사람을 그려본다. 한 폭에 담긴, 그 사람에 닿으면 그림자 끝자락이라도 닿는다면. 신기루
소박한 한 편
2020. 6. 3. 10:31
스물 여덟 번째 이야기.
바위는 기다리니 산을 오르메 네 걸음을 걸으라 내딛음에 있어 그 숨을 여정을 음미하라 몸을 누임에 네 모든 걸음이 찬미가 되리라 모든 순간에
소박한 한 편
2020. 6. 2. 02:54
스물 일곱 번째 이야기.
귀뚜라미 우는 지금 호숫가에 앉아 별 그림자 하나 하나 헤아려 본다. 철 모르는 아이가 쏟아낸 듯 하나 하나 녹아든다. 제 위에도 떨어질까 고개 들어봐도 떨어지는 것 하나 없다. 물구름 아래, 발치 옆 숨어버린 하나 물끄러미 바라본다. 귀뚜라미 소리 잦아든 지금 반대편에 앉은 안갯속 너는 무얼하고 있나. 밤하늘 아래 홀로 앉아
소박한 한 편
2020. 5. 29. 01:08
스물 여섯 번째 이야기.
맑은 웃음과 함께 청량한 수면을 부유하니 붉게 물든 볼이 탐스럽다. 옅은 미소와 함께 스며드는 짙음 입술이 보랗게 떨려온다. 놀란 두 눈과 함께 발목을 휘감는 손길에 온몸을 비튼다. 침잠하며, 옥죄어 오니, 한때의 웃음이 아른하다. 무게
소박한 한 편
2020. 5. 27. 22:33