under willow
서른 한 번째 이야기. 본문
섞이고 섞여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주변에 만연하다.
숨을 깊이 들이마신 채 참아보아도 가시지 않는다.
단 한숨도 용납할 수 없다는 듯 눈을 질끈 감아본다.
올올이 퍼져 가슴을 답답히 만드는, 게 중에도
게 중에 한 올 쯤은 다시 감아보고 싶은 게 있을 터.
손을 뻗어 살며시 잡아 보려 한다.
지나가며 흘리운, 옅어진 향이 기억 속, 선명한 모습이리라.
부여잡더라도 손가락 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겠지.
편린이라도 남아있다면, 그걸로 족할 터이다.
흩어져 사라지더라도 어느 순간 다시 마주한다면,
그 언젠가 다시금 주변에 만연한다면,
그때는 나였으면 한다.
잔향
'소박한 한 편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서른 세 번째 이야기. (0) | 2020.06.08 |
---|---|
서른 두 번째 이야기. (0) | 2020.06.05 |
서른 번째 이야기. (0) | 2020.06.05 |
스물 아홉 번째 이야기. (0) | 2020.06.03 |
스물 여덟 번째 이야기. (0) | 2020.06.02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