under willow
서른 네 번째 이야기. 본문
얼음장같이 시린 물속을 노닌다.
찬란함이 넘실거리는 그 안을 노니다,
그 푸르른 속살을 파들어가면
서글픈 심연이 온몸에 스며든다.
해저 그 아래서 몸을 얽혀오는 검은 손길
자애로이, 두 눈 위로 살포시 얹힌다.
남모를 따스함에 이끌려 그렇게 침잠한다.
늙은 어부가 오롯이 끌어온 그 풀 덩이는
그 손안에서, 아니 풀 속에서 시림을 잊었다.
그 얼음장 같던 찬란함을 잊고 말았다.
풀로 덮인 고기.
'소박한 한 편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서른 여섯 번째 이야기. (0) | 2020.06.14 |
---|---|
서른 다섯 번째 이야기. (0) | 2020.06.12 |
서른 세 번째 이야기. (0) | 2020.06.08 |
서른 두 번째 이야기. (0) | 2020.06.05 |
서른 한 번째 이야기. (0) | 2020.06.05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