소박한 한 편

열 여덟 번째 이야기.

Doe_nihil 2020. 5. 7. 20:29

벌레마저 숨죽인

 

고요한 숲 속에서

 

발 밑으로 바스러지는

 

잎사귀 소리와 함께,

 

남 모르게 다녀간 여우비를 맞으니

 

싱그러움에 숨을 깊이 들이마신다.

 

몸을 숙여 조심스레 바닥을 보니

 

작은 새싹이 고개 들어 맞이한다.

 

풀숲 사이로 난 좁은 오솔길은

 

많은 이들의 방문을 속삭거려도,

 

작은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도 하지 않는다.


우리가 잃어버린 모든 순간.